미국 압박에 러시아 반발… 우크라 위기 ‘일촉즉발’
외신 “美, 항공기·자동차 부품 등 수출통제 검토”
격분한 푸틴 “필요한 군사·기술적 조치 취할 것”
러시아군 병력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남부 로스토프주의 카다모프스키 사격장에서 훈련을 벌이고 있다. 크라스노다르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에 대응해 미국이 러시아를 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러시아가 강력 반발하면서 미·러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할 경우 러시아에 스마트폰, 주요 항공기·자동차 부품 등의 물자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조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 수출통제 조치가 러시아 소비자와 산업계, 고용 등에 중대한 타격을 가져올 수 있고, 러시아에 전례 없는 조치일 것이라도 설명했다고도 전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보낼 계획이던 헬리콥터 등 군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대신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검토에 이어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소비자 필수품을 대상으로 한 수출통제라는 경제 제재 카드까지 꺼내 든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하게 경고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을 포함한 한국 기업에도 여파가 우려된다. 러시아의 휴대전화 시장 역시 애플과 삼성, 화웨이 같은 외국 기업이 주축이다. 미국은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라고 당국자는 설명했다.
미국의 수출통제 조치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선진적 반도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동원된 수단들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의 스마트폰에 쓰이는 반도체에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미국이 이 부분을 공략해 왔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은 2019년 5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막았고, 지난 9월엔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이 미국 기술을 부분적으로라도 활용했다면 미 상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화웨이에 제품을 팔 수 있도록 조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군사적 조치’까지 언급하며 미국과 유럽에 경고를 보냈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자국 국방부 확대 간부회의에 참석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東進)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 등에 우려를 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동료들의 명백히 공격적인 노선이 지속될 경우 우리는 적합한 군사·기술적 조치를 취하고, 비우호적 행보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자국 안보와 주권을 보장하기 위한 행동을 할 충분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러시아는 자국 내 군사 이동은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확대하고 우크라이나 주변 지역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하는 데 대한 자위적 조치라고 반박하고 있다.
러시아는 긴장 해소를 위해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들의 추가 나토 가입 금지, 우크라 및 인접 지역에 대한 나토의 무기 배치 금지 등을 규정한 안보 보장문서 서명을 미국과 나토에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러·미 간 안보 보장 조약 초안과 러·나토 회원국 간 안보 보장 조치협정 초안을 지난 15일 미국 측에 전달하고 이를 대외에 공개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무력 충돌과 유혈은 절대 우리의 선택이 아니다. 우리는 문제들을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하길 원한다”면서 “하지만 최소한 분명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명확히 규정된 법적 보장을 원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러시아 인근으로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이 전개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만일 이 (군사)인프라가 더 이동하고 미국과 나토의 미사일 시스템이 우크라이나에 나타나면, 이 미사일들이 모스크바까지 비행하는 시간은 7~10분으로 줄어들 것이고, 만일 극초음속 미사일이 배치되면 5분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