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보이콧 속에 진행된 윤 대통령 시정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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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보이콧 속에 진행된 윤 대통령 시정연설

아틀란타조아 0 645 2022.10.26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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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국회에서 639조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 설명을 위한 시정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의 엄중한 상황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법정기한인 오는 12월2일 전까지 예산안을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경제와 안보가 모두 어려우니 야당도 예산처리 등 협치에 나서달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시정연설을 전면 보이콧했다. 예산안 심의·처리라는 헌법적 책무를 지닌 국회의 제1당으로서 아쉬운 대응이 아닐 수 없다. 여권 역시 윤 대통령의 사과 거부와 전방위적 압박이 극한 반발의 원인임을 성찰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내년 총지출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축소 편성했다”며 “건전재정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건전재정은 중요하고, 불요불급한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필요하다. 그러나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으로 국민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건전재정만 추구하면 경제는 악순환 구조에 빠지고 민생은 더 피폐해질 수 있다. 오히려 적극적인 재정 운용과 공공지출 확대가 필요하다. 윤 대통령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취약계층 일자리 예산은 대폭 축소하고 종부세는 감세하면서 ‘약자 복지’를 강조하는 것은 모순이다.

윤 대통령이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4조5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하면서 야당에 협조를 요청한 대목도 어색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 방문 중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서 3년간 1억달러 공여를 약속한 바 있는, 바로 그 예산을 통과시켜달라고 한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회의 직후 비속어 논란을 빚었고, 대통령실은 ‘이 XX들’이 야당을 가리킨 것이라고 했었다. 비속어에 대한 유감표명은 없이 예산처리에만 협조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더구나 윤 대통령은 이날 사전 환담에서 “사과할 일이 없다”고까지 했다. 이해할 수 없는 고집이다. 민주당의 보이콧도 아쉽다. 검찰이 전방위 수사로 압박하는 마당에 시정연설에 박수를 칠 수는 없겠지만, 제1야당이 정부의 예산안 설명을 아예 듣지 않은 것은 공감하기 어렵다.

경제·외교 환경은 악화되고, 민생은 위기에 처해 있다. 여야가 진정 현 상황을 무겁게 생각한다면 예산안 심사와 처리를 정쟁과 분리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책임감을 갖고 야당을 설득하며 예산안 처리에 힘써야 할 것이다. 국정운영의 책임은 여당이 지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민주당도 말로만 민생을 외치지 말고, 예산안 심사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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