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자 보상금 3조…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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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자 보상금 3조…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의 몰락

아틀란타조아 0 1484 2022.02.14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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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한국일보.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미국 텍사스주 어빙 '미국보이스카우트연맹' 본부 앞에 세워진 보이스카우트 동상. 어빙=AP 연합뉴스

1910년 창설된 미국보이스카우트연맹(BSAㆍThe Boy Scouts of America)은 미국의 대표적 청소년 단체다. BSA는 5~21세 미국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리더십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왔다. 이곳을 거쳐간 어린이ㆍ청소년 회원은 1억3,000만 명이 넘는다. 1970년대에는 500만 명 넘는 등록 회원 수를 기록했고 2020년 기준으로도 120만 명이 회원인 매머드 단체다.

하지만 BSA는 2010년대부터 제기됐던 협회 간부와 지도자들의 아동 성추행 잘못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몰락의 길을 걸어왔다. 급기야 지난 10일(현지시간) 26억 달러(약 3조1,200억 원)라는 역대 최대 규모 성추행 보상금 지급에 합의했다고 미 AP통신이 전했다. 2년 전 8억5,000만 달러의 제소 전 합의를 했던 데 비해 금액이 3배 이상 늘었다. 112년 역사를 자랑하는 BSA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944년 이후 72년간 보이스카우트 대원에 대한 성범죄가 만연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시점은 2019년 4월. 7,800여 명의 보이스카우트 지도자와 자원봉사자가 아동 보이스카우트 단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BSA에서 퇴출당했다는 내용도 흘러나왔다. 피해를 당한 아동 대원도 1만2,000여 명에 이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사가 시작되자 피해자 숫자는 8만4,000여 명으로 급증했다. 피해자 연령도 8세에서 93세까지 다양했다. 남성이 대부분이었지만 여성 피해자 신고도 있었다. 캠핑 등의 교육 현장에서 발생한 성범죄를 두고 미국 검찰의 수사도 시작됐다.

성범죄 잘못을 추궁하는 소송이 이어지면서 소송 비용과 피해 보상금도 늘어났다. BSA는 파산이 불가피해 보였다.

결국 지난해 2월 BSA는 델라웨어주(州) 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의한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 성범죄 소송 비용과 피해 보상금이 급증하면서 재정 감당이 안 되자 청산을 피하고 단체를 살리기 위해 선택한 길이었다. 챕터 11 신청이 이뤄지면 추가 소송이 일단 중단되고 법원 감독 아래 구조조정 등을 거쳐 회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성추행 보상금 합의로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BSA의 명성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조직의 존속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8만 건 넘는 성추행과 폭행, 학대 행위 보상에는 모두 1,03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BSA가 피해자 보상에 동원 가능한 자금은 최대 71억 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미 수년 사이 100만 명 넘는 회원이 떠나가면서 BSA는 존립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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