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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교회에 가면… 미 동부 독립운동 역사가 있다

아틀란타조아 0 1888 2024.05.26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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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한인교회 독립기념전시관에 조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된 1882년부터 일제로부터 해방된 1945년까지 

미주 한인 독립운동의 역사가 한글과 영어로 적혀 있다. ©국민일보


지하 1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복도 한쪽 벽을 가득 채운 글씨였다. ‘하와이 공식 이민 시작’(1902년) ‘대한인국민회 결성’(1910년) ‘흥사단 설립’(1913년) ‘3·1운동’(1919) ‘한인국방경위대 조직’(1942)…. ‘미주 한인 독립운동의 역사’라는 제목이 붙은 이 전시물엔 고국에서 이역만리 떨어진 미국에서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투쟁한 한인들의 삶이 담겨 있었다. 이 전시물을 비롯해 이곳엔 한인들의 신산했던 삶과 독립을 향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사료들이 가득했다. 이런 경험을 선사한 곳은 바로 미국 동부의 한인 독립운동 거점이었던 뉴욕한인교회(최현덕 목사)다.

미국 동부 독립운동의 역사가 한자리에

뉴욕한인교회는 뉴욕 맨해튼에 있는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건물이다. 이 교회에 ‘독립기념전시관’이 들어선 것은 지난해 4월. 최근 이 교회를 찾았을 때 전시관은 교회 지하와 2층에 각각 마련돼 있었다. 우선 지하에 만들어진 전시관은 66㎡(약 20평) 크기의 아담한 공간이었지만 관심을 끄는 전시물이 적지 않았다. 미주 한인들의 민족의식 고취를 위해 1905년 11월 창간된 공립신보 창간호, 독립운동가 안창호와 이승만 등이 주고받은 편지, 당시 한인들이 사용한 태극기…. 이 밖에도 미국 동부와 서부, 하와이에 각각 있는 독립운동 사적지를 정리해 놓은 전시물 등도 눈길을 끌었다.

2층으로 올라가자 미디어아트 영상실이 나왔다. 영상실에선 미주 한인들이 벌인 독립운동의 스토리와 뉴욕한인교회의 발자취가 담긴 3분 남짓한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영상실 옆 공간엔 ‘독립문고’라는 작은 서가가 있는데 여기엔 독립운동과 관련된 책 100여권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전시관은 국가보훈부가 미국 동부의 독립운동사를 소개할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만든 공간이었다(국민일보 2022년 7월 6일자 29면 참조). 미 서부의 경우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대한인국민회관이 서부의 독립운동사를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나 동부엔 그동안 이런 공간이 없었다.

전시관 장소로 뉴욕한인교회가 낙점된 이유는 독립운동사에서 이 교회가 갖는 의미가 특별해서다. 뉴욕한인교회는 1921년 3월 1일 뉴욕 맨해튼 타운홀에서 열린 3·1운동 2주년 기념 한인연합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교회 창립을 결의하면서 그해 4월 18일 설립됐다. 많은 민족지도자가 이 교회에 장기 투숙하면서 독립운동의 의지를 다진 것으로 유명한데, 이승만 안창호 등이 이 교회에서 연설을 했고 조병옥 정일형도 이곳을 거쳐 갔다. 뉴욕 일대 한인들이 독립운동 자금을 건네기 위해 찾은 곳도 뉴욕한인교회였다. 그야말로 미 동부 한인 독립운동의 요람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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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이 있는 뉴욕한인교회 전경. © 국민일보

지난해 4월 이 교회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이병헌 분)의 실존 인물로 알려진 황기환 지사의 유해 봉환을 앞두고 열린 추모식이었다. 뉴욕한인교회 성도들은 2008년 뉴욕 마운트 올리벳 공동묘지에서 황 지사의 묘소를 발견한 뒤 그의 유해가 고국으로 봉환되는 일에 힘을 보탰다. 결국 고인의 유해는 순국 100년을 맞은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인들이 자긍심 느끼는 장소 되길”

전시관은 완공됐으나 정식 개관은 미뤄진 상태다. 이 공간은 한국 정부와 논의를 거쳐 추후 일반인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최현덕 목사는 “교회에 상주하는 사람이 담임목사와 부목사 2명밖에 없기 때문에 예약제로 운영될 것 같다. 예약하면 누구든 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제강점기 한인들의 둥지와도 같았던 뉴욕한인교회는 현재 뉴욕 일대 한인들이 모여 고국을 향한 향수를 달래고 신앙심을 다잡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출석 성도는 150명 수준이며, 절반가량은 60대 이상의 장년층이고 유학 온 청년도 20명 가까이 된다.

최 목사는 “유학생 성도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청년들이 우리 교회에서 신앙뿐만 아니라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 자긍심도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뉴욕=글·사진 박지훈 기자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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